나는 무신론자 입니다.
운명론 따위는 믿지 않고, 세상의 이치 보다는 연속된 우연의 결과를 더욱 신봉하지요.
세상의 모든 일은 대체로 예측을 빗나가고, 다른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나에게만 없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아닌, 감정을 가질 때도 많지만 보통의 저는 그저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봅니다.
무신론자로서 나는 무언가에 마음을 기대거나, 초자연적인 어떤 힘에 기원을 하는 것이 어색한 종류의 인간일 겁니다.
그럼에도 때때로, 간절히 원하는 것을 위해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 그 어떤 것이라도 나를 좀 도와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기도 합니다.
그런 기도 내지는 기대라는 것은 대부분 배신 당하기 마련이지만, 여전히 단단하지 못한 개인으로서 나는 때때로, 허공에 도움을 요청하는 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죠.
이 기도가, 나의 바램이 이루어지지 않을 걸 알면서도 바라게 되는 것. 그것이 본능이라면 '종교'란 인류 문명에 있어 절대 없어지지 않을 가장 전도 유망한 분야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어쩌면 이런 바램은 '왜 나만 이런가?'라는 피해의식이나 세상을 향한 화풀이를 하지 않기 위한 안전장치일지도 모르지요.
아니면, 불확실한 미래를 헤쳐 나가야 하는 미물이 세상을 살기 위해 얻고자 하는 작은 쉼터일지도 모르고요.
콜 대기 중, 잠시 답답한 속을 달래 봤습니다.
이성과 감성 사이의 괴리.
머리로는 알지만, 어쩔 수 없이 가지게 되는 약함.
이것을 견디고 견뎌 죽음에 이르는 길이 우리들 생명체의 본질이라면, 슬퍼도 하고, 분노도 하고, 또 가끔 절망도 하면서 그렇게 살아야 하는 이유가 있겠지요.
'콜대기'가 이렇게 무서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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