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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 일기 : 2] 출근도 퇴근도 덧 없다. (대리기사의 하루)

긴비의 부업일기

by Ginbee's Wonderland 2023. 5. 18.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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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 일기 : 0 - 다시 거리에 서다.

대리 일기 : 1 - 대리의 짜세

 

2023. 05. 18 / 03:08

 

01:54분경 무사히 귀환 하였습니다.

 

오자마자 샤워부터 하고, 지금은 간단한 안주 거리를 준비해 혼술을 하며, 오늘의 일기를 작성하고 있지요.

 

이번 글은 2023년 5월 17일. 그러니까 어제 대리기사로서 저의 출근과 퇴근의 과정을 함께 하며, 대리기사의 하루를 살펴보겠습니다.

 

아! 다만 오늘은 서울 시내 콜만 탔기 때문에, 장타콜이나 오지 탐험기는 후에 다시 다룰 날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사실, 일부러 피하지 않는다면 1주일에 한번은 꼭 오지에 떨어지거나, 오지도 아닌데 자체 감금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 대리기사의 '직장 내 문화'입니다.)

 

 

  • 출근과 퇴근

카카오T대리 앱의 출근부터 콜리스트 확인, 그리고 퇴근의 연대기

 

대리운전 기사로서 일을 한다는 것은 출근과 퇴근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정해진 사무실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정해진 근무 시간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주 69시간이 아니라, 168시간도 마냥 불가능한 것 만은 아닙니다. 뭐... 그 시간을 채우기 전에 죽을 거라는 건 불 보듯 뻔합니다만...

 

참고로, 저는 '카카오 T 대리 운전기사용 앱'을 메인으로 사용하고, '티맵대리'를 서브로 대리 운전을 합니다.

 

로지, 콜마너 등 다른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대리 운전을 전업으로 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대리운전을 한 기간의 대부분을 카카오 T 대리앱 원툴로 일을 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이 지인들과 한잔 하시다가 대리운전을 이용하기 위해 '앞뒤가 똑같은' 전화번호로 전화를 한다면 그 정보는 콜센타(보통 대리운전 기사들은 '전방'이라 부릅니다.)를 통해 로지나 콜마너 같은 프로그램에 노출됩니다.

 

대리운전을 수행하기 위한 '툴'에 대해서도 나중에 한번 다뤄 볼 생각이니 지금은 아래와 같이 간단하게 정리하고 넘어갑니다.

 

여러분이 전화로 대리운전을 신청했다면, 그 정보는 로지나 콜마너와 같은 전문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대리운전 기사들에게 노출되고, 카카오T 앱이나 카카오T 콜센터로 전화를 해서 대리운전을 신청하면 위 이미지의 프로그램에 노출되어 제가 볼 수 있습니다.(프로그램 콜들도 카카오에 올라오기 때문에 엄밀하게 맞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건 나중에 다룰게요.)

 

대리운전 기사에게 '출근'이란 '콜'을 보기위해 플랫폼에 접속하는 행위, 자체를 의미합니다.

 

어느 시간, 어느 장소와 관계 없이 제가 여러분이 대리운전을 하기 위해 신청한 '콜 정보'를 보기 위해 앱을 켜고 서비스에 접속하면, 저는 대리운전 기사로서 출근을 한 겁니다.

 

그리고 퇴근은 서비스에 접속된 상태를 '해제'하는 순간이죠.

 

제가 계속 앱을 실행해 서비스에 접속해 있는 상태라면, 저는 퇴근을 한 것이 아닙니다.

 

주 168시간 근무의 결과

 

현재 시점 저는 '전업 기사(대리운전이 생계 유지의 주요 수단인 기사)'는 아닙니다.

 

저는 낮에 하는 일도 있고, 그 일을 지속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에 수행하는 '콜' 수를 무작정 늘릴 수 없습니다.(콜을 많이 소화한다는 것은 귀가 시간이 늦어진다는 거고, 정말로 주 168시간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 거니까요.)

 

다른 기사님들은 모르겠지만, 저는 대리운전의 근무일에 대해 전날 출근 시간 부터 다음날 퇴근 시간까지를 같은 날짜로 인식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현재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서는 어제인 5월 17일 17시30분에 '서울 영등포 여의도역 교차로'에서 카카오T 대리 앱의 '출근하기'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리고 오늘인 5월 18일 01시 45분 쯤, '퇴근' 버튼을 눌렀지요.

 

이 경우, 저는 오늘인 5월 18일 01시 45분 까지 수행한 콜들을 5월 17일에 수행한 콜로 인식한다는 말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제가 오늘 출근 후 퇴근 때 까지 수행한 콜 수와 수입을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 이미지는 카카오T 대리앱에서 제가 오늘 수행한 콜들로 인해 발생한 포인트 적립 내역입니다.

 

1포인트는 1원이고, 이 내역에 표시된 금액은 20%의 콜비(수수료)가 차감된 실제 수입액입니다.

 

중간에 - 가 표시된 부분은 현금으로 운행된 콜의 수수료를 포인트에서 차감한 흔적입니다.

 

정리하자면 저는 오늘 총 7개의 콜을 수행했고, 그중 6개는 카드 결제, 1개는 현금 콜이었습니다.

 

총 수입은 116,800원이지만, 실제 이동비용이나 담배 구입비 등 지출을 반영하면 실제 순 수입은 105,000원 정도 될 겁니다.

 

오늘은 일부러 서울 시내 콜만 돌아서 콜당 단가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평소 제가 하던 대로 했다면 귀가시간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 늦어졌겠지만, 수입은 4만원에서 5만원 정도가 더 발생했을 겁니다.

 

제가 앱에서 콜 정보를 확인하기 시작한 5시30분 부터 퇴근하기를 누른 01시 45분을 기준으로 본다면 총 근무시간은 8시간 15분인데, 그냥 8시간으로 치고 시급은 14,600원이 되겠네요.

 

평소에는 시급으로 18,000원 정도를 만들 수 있었는데... 이렇게 계산하고 보니 눙물이... ㅜ ㅜ; (장타 좀 뛸 걸 그랬나 봅니다.)

 

저는 오늘 첫 콜을 여의도에서 시작해서 마지막 콜은 강남구 도곡동에서 신대방으로 오는 콜을 수행하는 것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마지막 콜 단가가 평소라면 안 잡았을 터였지만, 오늘은 되도록 02시 전에 귀가를 하려 했기 때문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그냥 잡고 달렸고, 심야버스에 타는 순간 퇴근을 했지요.

 

집에 오는 길은 때론 너무 길어 나는 더욱 더 지치고는 하는데, 그래도 오늘은 계획대로 퇴근이 이뤄져서 지금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는 조금 덜 피곤합니다.(그래도 5시에는 잠에 들고 싶으니, 오늘은 슬슬 정리해 보겠습니다.)

 

오늘도 7분의 손님들을 만났고, 이런 저런 경험들이 있었습니다.

 

인상적인 손님들도 있었고, 경험도 있었는데... 그 이야기를 다 하려니 글이 너무 길어집니다.

 

글의 제목이 '출근도 퇴근도 덧 없다'인 이유는 전업이든, 부업이든 대리운전을 하는 사람들에게 출근과 퇴근의 경계는 명확하게 나눠지지도 않고 노동법에 규정되는 잔업, 특근, 추가 수당 등 구분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밤거리를 누비는 많은 기사들에게 출근과 퇴근이란 앱을 켰다 끄는 정도의 의미 외에는 크게 없을 겁니다.

 

거창하지도 않고, 덧 없을지도 모르지만 대리 기사의 출근과 퇴근의 사이에는 많은 일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이제 그 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 나가겠습니다.

 

이제 자야겠네요.

 

굿 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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