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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 일기 : 9] '콜'의 발생학 - 헷지의 불완전변태과정

긴비의 부업일기

by Ginbee's Wonderland 2023. 6. 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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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접니다.

 

3-4일 정도 업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휴가철이라도 온 듯... 전체적인 콜 발생량도 적고, 대기 시간은 하염 없이 늘어만 가는 날들의 연속입니다. 이러면, 거리에 복귀한 의미가 퇴색되는데... 뭔가 다른 '광산'이라도 찾아야 하나 고민이 되는 시기입니다.

 

2023년 6월 6일(화)인 오늘은 오후 9시30분에 첫 콜을 잡아, 총 3콜을 수행하고 3시간 전... 그러니까 1시30분 정도에 귀가를 하였습니다.

 

어거지로 타면 더 타겠는데... 이런 날은 조금 일찍 일을 마치고, 내일을 위해 체력을 보존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습니다.

 

뭐, 조금씩 상황은 나아지겠고, 제 텐션도 조금 올라갈 거라고 긍정적인 생각을 해 봅니다.

 

오늘 이야기는 '콜'에 관한 겁니다.

 

저 돈 벌어야 됩니다. 많이들 좀 드세요!

 

'콜'이란 무엇일까요?

 

음... 이런 질문으로 바꿔볼까요? 사람들은 왜 대리운전을 이용할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부터 '콜'이 발생합니다.

 

대리 운전을 수행하며 그 대가를 받는 기사들에게 '콜'은 손님의 운전석에 대한 정보이고, '잡은 콜'은 그 운전석에 앉아 운전을 하기 위한 허가증입니다.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사람에게 '콜'은 음주 등, 여하한 이유로 운전을 했을 경우 발생할지도 모르는 '리스크'에 대한 헷지 수단입니다.

 

즐거운 음주가무 후 운전석에 앉는 것은 '형사처벌'의 위험은 물론 이거니와 '재산 상 피해'를 동반할 수 있는 리스크가 높은 행동입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고 하지만 '음주운전'은 리스크만 높고, 그에 따른 이익은 고작 몇만원의 대리 운전 비용 뿐입니다. 대리 운전을 통해 이 리스크를 회피해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됩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콜'이 발생합니다.

 

저기... 대리는 부르고... (콜의 발생이 취소되었습니다.)

 

모든 콜이 다 같은 형태로 태어나 같은 가치를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콜의 가치는 그 콜을 수행할 기사들의 '반응'으로 결정됩니다.

 

[최소비용, 최대효과]라는 경제학의 원칙은 '콜'의 발생에도 적용됩니다.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최소의 비용으로 '리스크'를 회피하려 하고, 그 콜을 수행하는 사람들은 '가장 높은 수익'을 추구함으로써, 최대효과를 얻고자 합니다. 즉, 손님은 비용이 적을 수록 좋고, 기사는 손님의 비용이 높을 수록 좋은 겁니다. 이 지점에서 어떤 콜들은 '불완전'한 상태로 태어납니다.

 

불완전변태라기 보다는 그냥 변태

첨부한 콜은 농담이거나 실수라고 믿고 싶지만, 실제로 누군가가 서울 대방동에서 경기도 포천을 현금 20,000원에 가자고 대리운전 기사들에게 '콜'을 넣은 겁니다. 이 변태적이기까지 한 '최소비용, 최대효과'의 추구자들은 매일 밤 대리운전 기사들의 멘탈을 흔들어 댑니다.

 

사실 이런 콜을 사전에 걸러내지 못하고, 콜 리스트에 올리는 '카카오'나 '대리운전 업체'들이 가장 나쁜 X들입니다.

 

대리운전은 '대리 운전 업체'라는 중개인들이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대리운전이 필요한 개인과 대리운전을 수행하는 개인간에 발생하는 '사적 거래'입니다. 그렇기에 위와 같은 '콜'이 태어나는 것을 막을 수 없고, 기사 역시 '콜'을 수행하지 않으면 되는 겁니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가슴이 뜨거운 것이 문제지요.

 

'콜'이 불완전하게 태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대리운전을 이용하고자 하는 그 순간에 '금액'만이 고려의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 콜을 수행해야 하는 기사들에게 '돈'은 가장 큰 고려 사항이지만, 그 외에도 출발지와 도착지, 이후 이동과 콜 수행 등 다양한 조건들이 막 태어난 '콜'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됩니다.

 

대리운전을 이용하기 위해 '콜'을 발생시킬 때, 자신이 가고자 하는 지역과 그 콜을 수행한 후 기사의 콜 수행을 고려한다면 위와 같은 '변태적'인 콜은 태어나지 않을 겁니다.

 

내 콜... 잡아 주실거죠? ..... (싫어요.)

이전 글에서 잠깐 언급한 것 처럼 기사들이 안 잡는 콜은 이유가 있는 겁니다.

 

또한 대리운전을 하는 기사들은 수익을 얻기 위해 밤잠을 줄이고, 거리를 헤메는 '개인'들이며, 대리운전은 '대중교통 수단'이 아닌 사적 거래를 통해 이뤄지는 '특수 이동 수단'에 가깝습니다.

 

누군가의 노동력을 이용하기 위해 그에 합당한 비용을 부담해야 하듯이, 심야에 누군가의 시간과 체력, 그리고 '운전'이라는 기능을 활용하려 할 때는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겁니다.

 

거래의 상대방이 동의할 수 없는 '콜'을 남발하는 것은 알뜰함이 아니라 '후안무치'에 가깝습니다.

 

왜 내 콜은 아무도 안 잡는 거야!

'비용'이라는 것에 대한 입장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어떤 것이 '합당'하냐에 대해 정확한 기준을 제시할 수는 없습니다만... 제 개인적인 생각은 있습니다.(나중에 따로 다뤄볼 생각입니다.)

 

'콜'은 누군가의 필요에 의해 발생합니다. 그리고 그 콜은 또 다른 누군가의 '응답'으로 '완전변태'를 하게 되고 비로소 '리스크 회피'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되죠.

 

'음주 운전'의 리스크는 계속 높아질 겁니다. 그리고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고요.

 

자신의 '콜'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높아지는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에 충실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지 못하고 '최소비용'에만 집중해서는 '콜'은 불완전변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겁니다.

 

가장 좋은 건 술자리에 차를 가져가지 않는 겁니다.(아. 아... 아니에요! 렌트라도 해서 가져가세요! 제발...ㅜ ㅜ;)

 

다음 이야기는 '콜'을 대리 기사들의 입장에서 한번 다뤄 보겠습니다.

 

잊지 마세요.

 

저는 대리운전을 하지만, 또 동시에 '콜'을 발생시키는 '손님'들 중 한명이기도 합니다.

 

행쇼~

 

Ps. 이번 편의 제목은 윤모 교수님의 논문 제목의 패러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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