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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 일기 : 12] 카카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긴비의 부업일기

by Ginbee's Wonderland 2023. 6. 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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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접니다.

 

장마가 시작되고, 대리운전을 하기 힘든 시절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비가 오면 모든 일이 평소보다 많은 힘을 필요로 합니다.

 

택배기사님들, 그리고 빗길에 고생하는 라이더님들... 거리에서 일해야 하는 모든 분들의 안전을 기원합니다.

 

대리 운전은 그냥 운전만 하면 되는데... 비가 온다고 뭐가 얼마나 힘이 들까 싶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비가 내리는 환경에서는 모든 것이 만만치 않아집니다.

 

이래서 힘든 건 아닙니다.

 

일단 우산을 들고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콜을 잡는 행위 자체가 어렵습니다. ㅜ ㅜ; 화면에 물이 튀어 오작동이 일어나고, 이동하면서 신발이 젖어, 물 속을 걷는 기분으로 출발지까지 이동을 해야 하죠.

 

제게 가장 큰 어려움은 우산을 잘 잃어버린 다는 겁니다. 보통 우산을 차량의 운전석 바닥 쪽에 놓고 운행을 하게 되는데... 지하주차장에서 운행을 마친 경우,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내려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우산 값이 많이 듭니다.)

 

스마트폰을 편하게 사용하기 위한 우산. 사고 싶읍니다.

 

비가 와서 일하기 힘들면 안 나가면 되니까... 모든 것은 개인의 선택입니다. 매일 매일 정해진 일을 해야 하는 분들의 노고에 비한다면 대리 운전 기사들의 고생은 상대적으로 조금 나은 환경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장마 기간 중, 대리운전은 오늘의 주제가 아닙니다.

 

오늘의 주제는 뜬금없지만 '카카오에 하고 싶은 말'입니다.

 

잘 들어. 형이 할 말이 있다.

 

 

저는 카카오의 많은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카카오T대리운전을 통해 대리운전을 수행해 돈을 벌고, 카카오뱅크 계좌로 돈을 사용합니다. 카카오맵으로 이동 루트를 확인하고, 카카오 내비로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거의 매일 카카오의 서비스를 이용하다 보니, 이런 저런 불만이 없을 수 없겠죠.

 

오늘은 제가 대리운전을 하면서, 이용하는 카카오 서비스들에 대한 쓴소리를 좀 하고자 합니다.

 

저는 '카카오T대리'로 대리운전을 시작했고, 경제적으로도 아주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로지' 프로그램을 이용하게 되면서 그간 카카오에 느껴왔던 몇가지 문제점들이 더욱 명확해 졌습니다. 그 이야기를 좀 해보고자 합니다.(전 카카오 주식 없습니다. 다만, 카카오를 메인으로 하는 만큼 조금 더 나은 운영을 보고 싶을 뿐입니다.)

 

1. 카카오 - 기본 기능에 충실해 줘.

 

저는 현재 총 세개의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좌측부터 - 카카오T대리, 로지D1, 티맵대리

 

본래 카카오를 메인으로 티맵대리를 보조로 활용해 왔는데, 콜 수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콜 경쟁이 너무 심해져서 하루 4건 전후의 콜을 수행하는 것도 어려워지고는 했기 때문에, '로지'를 추가하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를 지금 이 글에서 하기는 길지만, 간단하게 말하자면 카카오나 티맵은 로지에 비해서 진입장벽이 낮은 편입니다. 아무래도 처음 대리운전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카카오T대리를 통해 입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리운전을 하는 입장에서 카카오T대리를 깔아 놓지 않은 기사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콜 발생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직도 전체 콜 중 60% 정도는 '로지' 그러니까 대리운전 업체를 통해 '콜'을 올리는 사람들에 의해 발생하고, 카카오는 대략 30% 전후의 콜을 자체적으로 발생시킨다고 이야기들을 합니다.(정확한 수치는 모르지만, 거리에서 듣게 되는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티맵은 후발주자라 아직 이렇다 할 존재감은 없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라고 봅니다.

 

문제는 거의 대부분의 기사들이 카카오T대리 앱을 설치한 상황에서 카카오T대리 플랫폼 내에서 콜을 잡기 위한 경쟁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기사들이 출발지나 목적지, 그리고 단가를 확인하지도 않고 '수락'을 눌러야 하는 상황이고,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T대리 내에서 콜 단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다고 느낍니다.

 

대리운전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앱의 기본은 대리운전을 편하게 신청할 수 있는 기능적인 측면일 겁니다. 반대로 대리운전을 수행하려는 사람들에게 기본은 직관적인 콜 수행 시스템일 겁니다.

 

'로지'에 비한다면 카카오나 티맵은 세련된 디자인, 직관적인 정보 등 모든 면에서 우월합니다. 다만 콜 배정 시스템이 좋지 않습니다. 콜이 가장 많이 나오는 피크타임에도 카카오나 티맵에서 콜의 정보를 정확히 보고 콜을 잡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건 기능적인 문제라기는 보다는 플랫폼 내부의 '로직'의 문제라 봅니다.

 

저 같이 다른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방치한다면, 현재의 점유율도 지키기 어려울 것 같기도 합니다.

 

또한 카카오에는 '단독배정'이라는 게 있습니다. 말 그대로 특정 콜을 단독으로 보여준다는 의미 같은데, 현장에서는 '단독배정'이 '그룹배정'인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한정된 지역에 다수의 기사들이 몰려 있고, 콜 발생은 제한적인 상황에서 기술적인 처리를 하기 때문인 것 같은데... 단독 배정을 단독으로 받아 출발지와 도착지, 그리고 단가를 확인해 본 적은 거의 없습니다. 단독배정 콜이 사라지는 속도 차이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이름을 우선배정으로 바꾸는 게 낫지 않겠니?)

 

2. 카카오 - 제발 추천콜 범위 설정 좀 하게 해줘.

 

모든 대리운전 업체들이 최대한 많은 콜을 처리하고 싶어합니다. 설사 도착지가 지리산 대청봉이라 할지라도 업체에서는 누군가 그 콜을 잡아 주기를 바라죠.  금액이 얼마짜리라고 해도, 고객에게 문제를 제기하기 보다는 누군가 호구가 되어 그 콜을 수행해 주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카카오는 일정 시간 이상 빠지지 않는 콜들을 주변 기사들에게 무작위로 추천합니다. 문제는 이동거리가 2.7km 이런 콜들을 마구잡이로 날린다는 거죠.(가끔씩 화가 납니다.) 물론, 제가 킥보드를 이용하거나 한다면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저는 '뚜벅이'입니다. 택시라도 타고 가라는 건지... 이 무신경한 추천은 도대체 왜 하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기사 정보에 '킥보드' 이용 같은 정보를 추가하던가, 아니면 기사들이 추천을 받을 범위를 정하게 해 주던가...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3. 카카오 - 내비는 포기할 수 없니?

 

카카오로 콜을 잡고, 경로 안내를 누르면 '카카오 내비'가 자동으로 실행됩니다. 그런데 솔까말 '카카오 내비'는 너무 쓰레기입니다. 말했듯이 모든 서비스는 기본이 중요할 겁니다. 검색 엔진은 검색이 잘 되어야 하고, 내비게이션은 경로 안내가 잘 되어야 겠죠.

 

대리운전 콜은 카카오로 잡고, 내비는 티맵을 켜는 일이 많습니다. 경로 안내에 있어 '카카오 내비'는 '티맵'의 적수가 되지 못합니다.

 

카카오와 티맵과 나의 관계.

 

내가 보는 카카오 서비스들의 전반적인 문제점은 기본을 충실히 하기 보다는 필요도 없는 부가 서비스를 늘리는 꼼수에 승부를 거는 것 처럼 보인다는 점입니다.

 

'카카오 내비'를 예로 들면 경로 안내를 할 때, 너무 안내가 많습니다. 문제는 정확하지도 않아요. 특히 표지판을 읽어주는데... 업데이트가 잘 안되는지 교차로에 가보면 안내에 나오는 지명이나 단어가 보이지 않습니다. 서울 내에서도 심하지만 서울을 벗어나면 더 심합니다. 도로에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충분히 당황스럽고, 오히려 길 찾기에 방해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가장 짜증나는 건, 그 노무 '대안 경로' 안내입니다.

 

시간이 줄거나, 이동 거리가 줄거나, 비용이 감소하는 대안 경로라면, 가치가 있다고 할 겁니다. 더구나 이 세가지가 다 적용되는 경로라면 '대안 경로'가 아니라 경로 안내를 자동으로 바꿔야 하는 거겠죠. 문제는 시간도 늘고, 이동 거리도 늘어나는 대안경로를 자꾸 노출시킨다는 겁니다.

 

여기 가보면 광교의 '광'자도 안 보입니다.

 

도대체 이런 정보를 왜 제공하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엿 먹어 보라 이거냐?

 

정확하지 않거나 쓸모 없는 정보는 공해입니다. 자신들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은 하는 건지, 제가 카카오 주식은 없지만 걱정이 됩니다.

 

4. 카카오 맵 - 직선 경로로 안내해 주면 안 되겠니?

 

이건 카카오맵이나 네이버지도, 거의 모든 지도의 도보 경로 안내가 비슷하기는 합니다.

 

해외에서 써본 경험으로는 구글 지도 안내가 아주 정확했습니다.(구글 지도 개방 좀 해줘.) 

 

건물이라도 뚫고 가라는 건지 알 수 없는 경로

 

그리고 지도에서 위치를 확인하고 앱을 종료했는데, 현재 위치가 초기화가 되지 않습니다. 기억력 자랑인지, 이전 검색 위치를 유지하고 있죠. 때때로 평행세계에 빠졌나 걱정이 되게 만듭니다.

 

5. 카카오 - 기본기 없는 맛집은 없다.

 

보통 식당에 포스터 형태의 메뉴판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그 식당은 곧 망한다고 보면 됩니다. 기존 주력 메뉴들의 매출이 신통치 않아졌기 때문에 외부 공장에서 납품되는 메뉴를 하나씩 늘려나가는 대응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력 메뉴의 맛이 없어서는 망하는 길 뿐이라는 걸 우리는 오랜 경험칙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콜 정보를 확인하면서는 콜을 수행할 수 없는 '대리운전 앱', 왜인지 알 수 없는 대안경로만 노출하는 '내비', 경로를 확인할 수 없는 '맵'. 기본 기능에 대한 개선 없이 이런 저런 기능만 덕지 덕지 붙인 누더기가 지금 '카카오'의 현재가 아닐지... 네이버보다는 '다음'을 이용해 왔던 오랜 유저의 한 사람으로 걱정을 감출 수 없습니다.

 

아. 그리고 '콜'을 늘리기 위해서는 '기사'들 보다는 '고객'들에 더 많은 '편익'을 제공해야 할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존의 대리운전 업체를 바꾸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 업체에 마일리지가 쌓여있기 때문입니다.

 

기사는 많은데, 콜은 한정적인 상황에서 콜 내용도 안보고 수락을 하는 기사들의 콜 취소율은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콜들이 반복적으로 잡혔다가 다시 리스트에 나오는 건 밤마다 보게되는 흔한 일상일 뿐입니다.

 

아마도 이런 문제들 때문에 카카오도 콜센터를 운영하는 거겠죠. 문제는 카카오T대리 플랫폼의 콜 배정 '로직' 자체가 지금의 상황을 적절하게 처리할 수 없다는 것에 있습니다.

 

저는 주로 대리운전을 하면서 느끼는 점을 이야기했습니다만, 현재 카카오의 위기는 하나의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카카오를 계속 메인 프로그램으로 사용할 수 있기를 기대할 뿐입니다.

 

카카오 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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